2007년 05월 14일
사인사색 - 그들의 동남아 여행일지 #D-0
"출바알 - !!!!!"
드디어 출발일이다.
D-1 이 어디있냐고 묻지 말자, 원래 기다림은 시간을 초월하는 법이다.
슈가네 집에서 단체 투숙 후 개운한 아침을 맞이했다.
왜, 다들 알듯이 소풍가는 전날 밤은 잠이 안오지 않는가?
그래도 피곤하지 않은 것은 기대감 덕분일까.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는 아침,
여름인 만큼 해는 금세 뜬다.
조촐한 출발 - 좋은 시작이다.
샌들, 모자, 그리고 커다란 짐가방.
자, 문에게 인사한번 " 잘 지내고 있어! ".
태어나서 다섯번째 타보는 비행기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제주도 왕복 두번,
대학교 수학여행 제주도 왕복 두번.
그리고 지금.
" 이야호오오오오오오!!!!! "
몇번 못가본 인천공항은, 항상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우리가 타야할 비행기는 '베트남 항공사' 소유. 싸고, 좋다.
기내 음식을 맛 본 적이 있는가?
알다시피, 제주도 가는 비행기는 밥을 주지 않는다. - 항상 그게 불만이었다.
슈가는 출발전부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기내식기내식기내식기내식"
난 웃으면서 속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기내식기내식기내식기내식'

내게 존재하지 않는 네시간동안 무얼했냐 묻는다면,
밥먹었다 대답하지요.
맛있다!!!
아직 베트남 땅을 밟기도 전에 먹어본 베트남 음식이, 잘근잘근한 느끼함과 함께 기대감도 상승시켜준다.
동남아 음식에 대한 평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테지만 한가지 먼저 얘기하자면, 저 우측에 보이는 야채들 - 구세주다.
Tip - 기내식은 비행기삯에 포함이다. 마음 껏 먹어주자. 하나더, 맥주는 미지근 한 것을 준다.
네시간 밖에 안되는 비행이지만,
잠도 제대로 못잔 우리들은, 신나라고 신나했다.

원피스 - 위아래가 붙은 옷 말고 - 를 보면 ( 만화책이다 )
말 그대로 구름 위에 떠있는 '하늘 나라'가 등장한다. 새하얀 구름위에 떠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바다인지 하늘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 구름들을 보면서, 구름낀 날 우리를 출발하게 해준 날씨에게 감사했다. - 아마 맑은날이었다면 필시 맑은 날씨임에 감사했을 것이다.
현지시간 9 13:20
하노이 도착!!
뭐, 아직까진 우리나라랑 비스므리 한 것 같다.
( 한국인이 많은건지,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사람들과 닮은건지. 다들 한국인으로 보인다. )
드디어 도착한 베트남,
자 도착했으니 최우선으로!
돌프녀석 똥싸러 다녀올 때까지 기다리자.
첫 베트남의 느낌은 - 탁 트인 우리나라 랄까.
사람들은 좀 검고,
날씨는 약간 덥고,
공항에 전화기는 없고. - 효자 고지민은 전화부터 하겠다고 난리였다.
"음, 역시 첫 여행의 시작은"
의심이지.
워낙 주의를 많이 들은 우리는, 친절하게도 우리를 열심히 데려다 주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현지인들에 대한 의심으로 시작했다.
며칠을 지내면서 느낀 중요점 하나 - 함부로 택시를 믿지 말라.
택시비는 물론, 택시가 소개해준 호텔까지.
오후 내내 발로 뛰면서 잡은 12$ 짜리 호텔은, 맨 처음 추천받은 30$를 웃도는 호텔과 별반 차이점이 없었다.
자, 여기서 잠시 그들의 수법을 살펴보자.
1. 일단, 택시비를 정한다 - 당신이 잡는 택시들 대부분은 가격이 비슷하다. 미터로 가는 택시의 몇배라는 점만 뺀다면.
2. 숙소를 예약했는지 물어본다 - 당신이 여행의 베테랑이 아니라면 이런 대답을 하게된다. "No."
3. 그는 반가운 기색을 하며 당신에게 자신이 잘 아는 숙소로 데려다 주겠다고 하지만, 당신은 이미 여행 안내 책자를 들고 있다. "아니오, 괜찮습니다. 여기 이 책에서 추천해 주는 %#$%@호텔로 우리를 데려다 주십시오." 라고 말한다. 물론 영어로.
4. 알겠다고 친절히 대답한 택시운전기사는 조금 돌고나서 - 마치 어디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 그 호텔 앞에 택시를 세운다.
5. 참, 그리로 가는 길에 어디론가 전화해서 베트남 말로 뭐라뭐라 말한다. 물론 다행히도 당신은 여행책자와 번역서를 갖고 있다. - 그 책들이 그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안타까워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6. 갑자기 B 등장 - 물론 A는 택시기사다 - 당신에게 그 호텔(책에서 추천 받은)의 '좀 오래되어 보이는 낡은' 명함을 건네면서 'Reservation'이 있냐고 질문한다. 벌써 여행온지 2시간쯤이 지난 베테랑 당신은 '나는 그런 것 훔치지 않았오.' 라고 친절히 답한다. 농담이다. "No."라고 대답하자.
7. "음 호텔이 꽉찼네요, 예약을 안했으면 발 한발작도 들여 놓을 수 없으니, 당장 그 택시 밖으로 내놓은 발 다시 들여 놓으시지요. 우리 자매 호텔이 있으니 그리로 모시겠습니다." 라면서 택시기사와 친근한 담소를 나눈다.
8. 택시기사는 친절히 '자매 호텔'로 우릴 안내한다.
이렇게 친절할수가!
베테랑 여행자 당신은 '책에서 추천받은 호텔의 자매 호텔' 로 숙소를 정하게 되었다, 브라보.
아마 3번에서 "Yes."라 답했다면, 퀴즈다. 그 호텔의 이름은 아마도 '책에서 추천받은 호텔의 자매 호텔' 이 아니었을까.
주의 - 의심은 깊으면 병이된다. 금전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마을이 익숙해진다면, 조금은 마음을 열어보자.
자, 하나 생각해보자.
베트남 사람들은 영어를 못할까.
땡 - .
당신이 관광객으로서 베트남 사람을 만난다면, 그는 이미 관광객들을 만날 사람이었다는 얘기고,
그렇다면, 그들은, 영어를, 잘한다. 발음만 빼고.
당신이 "씩돌라" 라는 말을 듣는다면,
알아서 번역하자. "아, 6달러."
대략 이런곳에서 팔고있던

이런 음식 - 이름이 아마 '냄'이었을거야.

오늘 저녁이다.
느~끼하긴 했지만 뭐,
가격좋고 양도 맘에 들었다.
호완끼엠 호수와, 넴과, 분짜와, 수도 구시가지 전체에 딱 하나있던 현대식 슈퍼마켓과, 밤거리를 뒤로한채,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슈가에게 맡기며, 조용히, 편안히,곤히,
첫날밤을 맞이했다 - 어이 거기 웃는 당신, 그 첫날밤이 아니다.
* 잠시 돌아와 추가
내게 가장 큰 컴플렉스가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1초도 걸리지 않는다.
헤어스타일. ( 두번째는 튀어나온 입이다. )
내 머리는 조금도 중력의 방향에 얌전히 순응할 때가 없다. 아침에 드라이라도 제대로 하지 않는 날에는, 하루 종일 머리때문에 골치를 썩게된다. 용남이(고등학교 친구)는 "네가 집을 지으면 사면이 거울일 꺼다" 라고 했다.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여하튼,
고로 드라이기는 내 필수 준비 품목이었고, 샴푸는 현지 조달품이었다.
도착하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면서 열심히 샴푸 파는 곳을 찾아봤는데,
어찌 이곳은 '화장품가게' 라든지 '생필품 가게' 라는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심지어 이곳이 가정집인지 가게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니까.
결국 비스무리한 곳을 쳐들어가서 발견!
여기저기 휘향 찬란하게 널부러져 있는 샴푸들 - 가히 천국에 온 듯 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샴푸와 린스. 간혹가다 낯익은 국산 샴푸도 보이는게 참 반가웠다.
주머니 사정 - 여행 첫날이지만, 회계 돌프가 있기에 한푼도 낭비할 수 없다 - 을 고려해 적당한 샴푸를 고르고,
열심히 린스를 찾아봤지만, 'Rinse' 라고 써있는 것은 눈씻고 뽑아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결국 가게에 있는 사람 - 주인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너무 어렸다 - 에게 열심히 린스를 찾았다.
" Where is 'Rinse'? Do you know 'Rinse'? "
절래절래.
" Shampoo, and Rinse, OK? "
절래절래.
당시 'Linse' 인지 'Rinse' 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던 우리는 열심히 발음을 바꿔보았다.
" 리인스? "
절래
" 륀스? "
절래
" 뤼인스! "
절래
결국 포기. 그래도 귀여워서 봐줬다. ( 그냥 열심히 봐줬다는 뜻이다. )
돌아와서야 알았던 사실이지만, 거기엔 분명히 'Conditioner'라는 제품이 있었다.
보너스, 귀여우신 가게에 있던 소녀. 제목은 '친절'
뒤에 있는 분은 한대 치실것 같은 표정.

# by | 2007/05/14 23:18 | 동남아여행일지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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